결혼기념일
어제는 저희 부부의 10번째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결혼식이 그리 오래된것 같지 않으면서도 세세한 것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것을 보면 확실히 어느 정도의 세월이 지나긴 했나 봅니다. 마침 공휴일이고 해서 나름 자축하면서 보낼수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롯데호텔 라스베가스극장에서 열리는 공연 관람이었구요.
공연은 2부로 나누어져 한국의 전통공연이 첫번째로, 중국의 기예단 공연이 두번째로 열렸습니다. TV에서나 보던 기예단 공연을 직접 보는것도 좋았지만 한국 전통공연을 보고는 생각이 복잡했습니다. 지루하고 답답하리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훨씬 아름답고 역동적이고 멋있었다고 할까요. 디너쇼에 맞게 수정된 부분도 있고 짧은 공연 여러가지가 지루하지 않게 연달아서 계속 이어져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통공연을 본것은 TV 방송에서만, 그것도 예전에 몇번 보았고 실제로 보는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통문화가 거의 외국인들만 관람하는 디너쇼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스러웠습니다. 우리 생활속에서 직접 배우고 즐겨야 할텐데요. 예전 스위스 루체른에서 잠시 구경한 그 동네 축제가 생각납니다. 여러 가족들이 모두 옷을 꾸며입고 직접 악기를 연주하면서 직접 즐기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우리네 축제도 관 위주로 무슨무슨 장이 올라와서 자기 공적을 내세우는 연설을 한참하고 무슨 공연단을 초청해서 동네 사람들은 동원되어진 관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수 있는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통(혹은 마을 사람들의 단합이 될수도 있을 것이고, 옛날에 좋았던 전통 아무 단어나 대치할 수 있을겁니다)을 없애버리기는 쉽지만 없어진 전통을 다시 되살리기는 정말 힘들죠. 나를 포함하여 무국적의 자본놀이에 놀아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것만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