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소비시대
지난 토요일 서면의 신흥 유흥가인 동보서적 뒷골목에서 저녘겸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좁은 골목길들 마다 젊은이들을 위주로 저희 같은 가족들까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잘 되는 가게들은 가게 앞에서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고 어떤 가게들은 새로운 시장에 참여하고자 열심히 안내 팜플렛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복작대는 한 어패류 식당에 들러 이만원 짜리 광어 한마리를 시켰더니 작은 광어 한 마리를 마련한 접시가 나왔습니다만, 기본 반찬으로 삶아놓은 작은 대게 한마리를 주더군요. 식당에 들르는 모든 손님들에게 기본 안주로 제공하는듯 했습니다. 완전히 자라지 못한 어린 게들을 기본 안주로 제공하는걸 보니 바다 밑바닥을 긁어 모든 해산물을 다 모은 다음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어린 게들을 싸게 파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대게를 포함한 어패류 식당이 동네마다 생기기 시작해서 이제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싼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만 이대로 이렇게 계속 소비를 늘여도 괜찮은 것일까요? 나무, 수산물… 자연에서 인간들이 취하는 이러한 물품에는 인건비 이외에는 거의 가격이 매겨져 있지 않습니다. 땅을 사면 그 땅의 나무들까지 함께 소유하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우리는 언제까지 계속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얻을 수 있을까요. 자연은 점점 고갈되어 가지만 자연을 취하는 인간의 소비량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인간은 자연에 속한 생물이란걸 잊고 너무 멀리 나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쩌면 조만간 자연이 점차 고갈되어 갈때 자연과 분리되어 있는 사회일수록 많은 변화를 치르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