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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미수다

실마리 2009. 4. 7. 16:45

신문에서 일본의 여성 개그맨이 미수다에 출연했다는 안내를 읽고 난후 궁금해서 11시가 넘은 시간 TV를 틀어보았습니다. 녹화시에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에서는 나름 열심히 준비해온듯한 춤 두가지만 보여주고는 끝이더군요. 그래도 외국 여성들이 한국말로 이런 저런 수다를 떠는걸 보다보니 12시가 훌쩍 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오전 계속 멍한 상태로 근무해야 했네요.

보면서 그리고 하루가 지나고 나니 방송이 슬슬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경험이나 솔직한 느낌을 듣기보다는 우리나라를 알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외국 사람들이란 내용으로 방송되는것 같아 불편합니다. 어느정도 외모가 되는 외국 여성들이 한가지 색으로 통일한 옷을 입고 작가들이 써 놓은 대본을 미리 읽은 상태로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오락거리에만 너무 치중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오랫동안 출연하기 위해서는 연예인과 같은 조건 즉 외모가 되거나, 웃기거나, 한국적인 수다를 잘 떠는 역할을 떠 맡아야 하겠지요. 주말 저녁 가족 시청자들이 보는 시간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평일 밤 11시면 좀 더 솔직하고 비판적인 내용이 포함되어도 좋지 않을까요.

오락프로그램인데 너무 까다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도 해보지만 결국 평소 보는 오락 프로그램들이 우리 사회를 반영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영향을 준다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불편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