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버님을 닮아 새치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때인지, 중학생인지였을 어느 무렵 반백의 아버님과 함께 가게에 갔다가 점원이 할아버지라고 했다가 크게 무안을 당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고등학교때 부터 청춘의 꽃인 여드름과 거의 같이 나기 시작했고 아버님께서 40대에 거의 반백이셨으니 어릴때부터 흰머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끔씩 거울을 보면 이제 흰머리를 뽑고 난다면 검은색은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머리를 깎을때 깎인 흰 머리카락이 가끔씩 비듬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 말고는 저의 새치머리에 대해 인식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한마디로 저는 별로 거울을 보지 않고 지내는 사람입니다.

며칠전 수영장에서 가족끼리 있는 것을 본 어느 분이 나중에 저에게 하는 말. “따님이 예쁘더군요…”

처음에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귀 한쪽 구석에 들어붙어 저를 계속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저의 아이를 보고 딸로 착각한건지 집 사람을 딸로 착각한건지… 그때 아이는 짧은 머리에 전형적인 사내아이의 옷을 입고 있어서 아무래도 아이를 딸로 보기는 힘들것 같고, 그렇다면 집사람을 딸로 본 걸까요? 그분이 머리속에서 순간적으로 혼돈을 일으켰다거나 제가 말을 잘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웬지 저의 흰 머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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