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습지와 새들의 친구 에서 운영하는 주말 생태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많이 춥기도 했습니다만 을숙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를 가까이서 지켜본다는 손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하기 힘든 경험을 한것 같네요. 백조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알려진 고니가 을숙도에서 겨울을 나는 것도 처음 알았고 좋은 망원경으로 (적어도 필름 SLR 카메라의 400mm 줌 렌즈에 해당하는 50-200mm 줌 렌즈보다는 훨씬 더 가까이 보이는)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보이는 고니를 구경하는 경험도 해 보았습니다만… 지금도 을숙도에 매립한 쓰레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탄가스와 김해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에 의해 위태위태한 철새들의 생활환경이 왼쪽의 롯데 캐슬 몰운대, 뒤쪽의 명지대교, 우측의 명지지구 퀸덤으로 3면에서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게 되어 착잡하였습니다.

고니는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지내고 우리나라 혹은 일본에서 겨울을 지내는 철새라고 합니다. 지금도 환경운동연합이나 습지와 새들의 친구와 같은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먹이를 마련하여 고니에게 쉬운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만 개발을 제한할뿐 아니라 철새들을 위해 추수가 끝난 뒤에도 낙곡을 남겨두기까지 한다는 일본으로 조만간 철새들은 가버릴지도 모르겠지요. 일본 사람들은 대규모 철새 도래지가 대도시에 이렇게나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랜다고들 합니다. 이런 천혜의 환경을 우리의 후손들이 매년 계속해서 지켜볼 수 있는 것과 건설업자와 입주민들의 이익을 위해 파괴하는, 어찌보면 지극히 간단한 선택을 우리는 경기부양이니 투자란 이름하에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저희 아이가 수십년 후 아마도 콘크리트 슬럼가로 변한 을숙도 주변을 바라보면서 한때는 고니들이 찾아 왔었다는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한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요. 자연 환경은 경제지표에 잡히지 않지만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뿐 아니라 관광과 같은 무역수지에도 결국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왜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일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