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저의 favorites라고 부르기에는 좀 뭣하지만 매우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1940년대 스페인 내전이 끝난 직후의 가혹한 현실과 한 소녀의 판타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감독이 표현하는 전쟁의 가혹함이라는 것이 워낙 거침없이 날것으로 표현되어 웬만한 고어영화 뺨치게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데요. 꼭 신체훼손의 정도를 떠나 악역으로 나오는 정부군의 장교가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으로 느껴지고 또 전쟁의 이름 아래 태연하게 벌어지는 잔혹한 행위들이 충분히 일어났을 것 같고 또 다른 전쟁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것 같이 느껴지는 것이 뭔가 한방 제대로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판타지라는 것이 암울한 현실에 기반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영화의 제작국은 멕시코, 스페인, 미국 3개국으로 미국에서는 R등급을 받은 영화입니다. 성인에게 들려주는 잔인하고 슬픈 판타지이므로 15세 등급이라고 아이들을 동반해서 본다거나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런것 보면 등급을 주는 사람들의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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