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형 모델

소위 얼짱 각도로 찍어 나도는 인터넷의 사진이나 레이싱 걸, 그리고 길에서도 유사한 인상착의의 아가씨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혹시 범죄에 연루되었다면 경찰에서 "2008년형 성형여인"라고 불러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수술로 인해 과도하게 벌어진 눈과 쌍꺼풀로 인해 일본 애니메이션의 과장된 눈 비율을 어느 정도 닮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써클 렌즈까지 착용하면 사람에 따라 인형같기도 하고 괴물같기도 한 얼굴이 완성됩니다. 못 그리는 그림이지만 염치불구하고 그려보면 대충 다음과 같은 얼굴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라면 특정한 머리 모양이나 옷이 유행하듯이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특정한 인상을 주문했거나 성형외과 의사들 사이에 특정한 수술법이 유행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항상 그렇듯이 아니면 말고...)

(의료)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고 자기의 얼굴을 가지고 무엇을 하건 제가 왈가왈부할 일을 아닙니다만, 비슷한 얼굴을 너무 자주 보다보면 그게 좀 피곤하기도하고 무섭기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성형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결론이 되겠지만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자신의 노력으로 개량해 나가는 외모, 신체의 일부를 교정하고 보철물을 삽입하는 기계와 인간의 융합
• 하나의 이미지에서 계속 복제되며 퍼져나가는 이미지 혹은 하나의 이미지(오리지널)를 정교하게 닮고자 하는 수많은 짝퉁
• 수술비용에 따른 경제 계급의 차이와 이에 따른 결과(외모)의 차이
• 자의로 선택한 자신의 독특함 (아이덴티티)의 소실과 현재, 과거의 부정 그리고 일시적(?!)일 수 있는 유행에의 편승
  

저라면... 이라고 가정해 보았을 때에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성형수술, 특히 쌍꺼풀과 같이 흉터를 만드는 수술은 비가역적이라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현재와 마찬가지로 나중에 새로운 수술법이나 얼굴형이 유행한다면 이미 수술을 받은 사람은 새롭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겠죠. 아니면 소위 성형중독에 빠져 계속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들때까지 변형시켜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소위 정말 성형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울속에 비친 모습은 마음에 들건 들지 않던 똑바로 바라보고 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