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잠도 일찍 깨었고 온다던 비도 오지 않고해서 동네 한바퀴 돌 요량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습니다. 평소 다니던 해운대 쪽이나 수영강 쪽이 좀 지겨워서 예전 직장이 있던 중구청 근처로 방향을 정하고 가던중 경성대 앞쪽에서 넘어졌습니다. 요즘 공사중으로 가장 우측 차선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한데 그렇게 빨리 달리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길을 보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왜 넘어졌는지 모르겠군요.

그야말로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인도쪽으로 한바퀴 돌면서 굴렀는데 나도 모르게 손목을 짚은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찰과상을 입은 팔꿈치와 무릎을 보고 자전거가 괜찮은지 확인한 다음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하다 원래대로 가기로 마음먹고 좀 천천히 가는데 서서히 손목이 아파옵니다. 중구청 앞쪽에서 잠시 쉬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손목이 점점 부어오르더군요. 집에 있던 약들을 바르고 압박붕대를 감고 지내니 부기도 빠지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있습니다.

나름 조심성 있게 자전거를 탄다고 생각했는데 사고란 갑자기 닥친다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지난번 다친지 아직 일년도 지나지 않아 또 다치니 집사람이 아주 불편해 합니다. 도로를 울퉁불퉁하게 만들어놓은 공사 담당자를 탓하고 따지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다음부터 그런 구간은 더 조심하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다치고 나니 온다던 장마도 안 오고 왜 이렇게 날씨가 좋은지 모르겠네요. :(


엘리베이터를 탈때 가끔씩 버튼을 반대로 누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5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엘리베이터가 3층에 있다면 아래쪽 버튼을 누르지 않고 위쪽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물론 아래쪽 버튼을 누르려고 하다가 손이 엉뚱한 곳을 눌러서 위쪽 버튼을 누르는 경우도 있지만 무심코 누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자신이 가는 방향을 알리는게 아니라 엘리베이터에게 명령을 내리는 (혹은 엘리베이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 그러한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것 같다. 만일 이 생각을 전제한다면 그런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명령을 내리기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일까?

요즘 다시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망이 조금씩 피어나는것 같다. 40줄에 들어서면서 매일 저녁 술을 마시면서 지적으로 사망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다.

한가지를 꾸준하게 지속하지 못하는게 가장 큰 어려움인데, 아이튠 대학에서 아이폰 개발 강좌를 좀 듣다가 sproutcore와 같은 HTML과 결합된 루비 프레임워크도 조금 기웃거리다가 (이 프레임워크를 사용한 paper cube란 프로젝트의 데모를 보고는 그야말로 눈이 뒤집혔다. HTML5로 넘어가면서 브라우저에 이런 기능들이 들어갔구나... 하지만 현실은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Explorer가 대세.) 또 ironruby와 WPF를 접하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놀고만 있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아이폰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것도 있는데 sproutcore는 (특히 papercube) 좀 쉬운 문서가 아직 없어서 좀 어렵게 느껴지고 WPF는 MS것이라서 윈도우즈로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Hello, World도 만들어보지 않고 이 문서 저 문서 기웃거리다가는 또 아무것도 만들어보지 못하고 끝날것 같아 불안하다. (혼자서, 속으로) 화이팅!
매트릭스 1편은 깨달음과 각성에 대한 영화이고 많은 철학자들이 액션영화에 철학적인 문제를 잘 섞어놓았다고 열광했었다. 마지막에 각성한 네오는 가상세계와 에이전트들 뒤쪽의 코드들을 읽어낼수 있게 되고 일단 흐름을 알게 된 다음 더 이상 에이전트들의 힘은 통하지 않게 된다.

얼마전 한 게시판에 MB가 잘한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올라왔다. 잘한 일이란 상대적이라 이 글을 읽는 사람의 재정이나 계급에 따라 하나도 없을 수도 있고 하는 일마다 잘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세련되지 않게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자신과 여당의 모습을 솔직하게 가감없이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정치에 관심없던 많은 사람들이 정치가 어떻게 자신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고 검찰, 언론과 같은 기관들이 어떤 권력을 가지고 가상세계의 에이전트 역할을 하는지 조금씩 알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정부와 언론이 보여주는 세상에서 다른 정보를 접하기 거부하며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강남의 땅부자야 전체의 흐름을 읽으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속 여당을 지지하겠지만(매트릭스에서는 사이퍼와 같은 존재) 무한경쟁속에서 위를 노려다보고 있는 일부 젊은이들, 가스통과 선글라스를 자랑스레 코디하고 계시는 할아버지나 시골의 촌부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집단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부를 지지하고 또 반대하고 있을까. 내일이면 그 비율에 대한 어느 정도의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얼마나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아니면 실망하게 될지 궁금하다.



서울 시장 토론회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노회찬 후보의 지금 처지는 참으로 안스럽다. 오세훈은 사회자 조국교수와 시장후보 노회찬을 모두 배제했다는데 너무 약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시장 후보지만 토론회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겨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그를 보면 예전 노무현의 공터연설같이 찡한 느낌. 그의 입으로 노무현을 말하고 있지 않지만 소위 노무현 정신이란걸 가지고 있는 후보가 아닐까. 바른 말을 하면서도 은근한 유머감각으로 포장할 수 있는건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은 아닐게다. 서울 시장으로 오세훈이 재선된다면 노회찬이 더 어려워질수도 있으려나... 하여튼 시대는 암울하고 희망은 멀리 보인다.

PS. 오세훈, 우석훈 모두 처음 목소리를 들어보았는데 오세훈 목소리는 살짝 갈라지면서 기계같은 느낌이 은근히 거부감이 들고 우석훈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가볍고 하이톤이다.
대학교때 전공과는 무관한 프로그래밍 책을 읽으면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떠들어댔다. "프로그래밍의 세상은 애매모호함이란 없다. 사람이 만들어낸 세상이고 한계는 있을지언정 자연과학과 같이 모르는 것은 없다. 컴퓨터의 세상에서 모든것은 명백하며 당신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수도 있다."

한동안 아이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보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는 학교숙제, 영어학원, 학습지 등등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다른 친구들이 하지 않는 골치 아파보이지만 아빠가 자꾸만 익히라는 프로그래밍에 별 관심도 지적인 여유도 없어 실패했지만... 아직도 Ruby나 Python 같은 스크립트 언어나 Scratch 같은 환경에서 프로그래밍을 해 보는 것이 아이에게 엄청난 잠재력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중에 컴퓨터와 무관한 일을 하더라도 컴퓨터에 대해 잘 이해할수 있다거나 실제 간단한 스크립트를 짤 수 있는 능력이 도움이 된다는 다소 현실적인 이유 이외에도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작은 단위로 나누어 순서대로 처리하는 사고 계발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프로그래밍을 익혀 좋은 점은 괴로운 디버깅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아이디어를 오류없이 옮겨놓은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때, 단순한 오타에서부터 알고리듬의 오류까지 제작에서 실행까지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이상들을 해결하다보면 옳게만 보이는 자신의 생각에 실제로는 치명적인 잘못이 있을수도 있음을 알게되고 자신의 생각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제 조금씩 복잡한 산수로 넘어가는 아이에게 괜찮은 문제들을 몇가지 뽑아서 프로그래밍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데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아직도 고민중이다.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생활에서 일정한 시간대에 생각하고 글을 쓸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세상일이 워낙 정신없이 돌아가다 보니 무슨 일이 생겼나 따라가기에도 버겁네요. 선거, 천안함, 주식, 환율, 쇼핑까지 생활의 대부분이 맞물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한두번 생각을 글로 적어보려 했지만 한 가지 주제로 방향을 잡기가 어렵고 글이 자꾸만 길어져서 포기했습니다.

워낙 속이 들여다 보이는 방법으로 세상을 이끌어나가니 조금씩 각성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직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앞뒤가 맞지도 않는 속임수를 그대로 믿고 있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어려운 시대를 잘 헤쳐나가야 되겠습니다.

요즘 포스팅의 주분야가 된 자전거와 지름신이나 열심히 모시고 살면서 프로그래밍도 틈틈히 공부도 하면서 해 보고 싶습니다만 참 어렵네요. 조금씩 나이가 든다는게 이런걸까요.
휠셋 교환 기념으로 화창한 일요일 아침 간절곶에 다녀왔습니다. 예전 노랭이 허머 업글 기념으로도 한번 다녀왔으니 자전거 업그레이드 기념때만 다녀오는 곳인것 같습니다. 날씨도 기온도 바람도 모두 자전거 타기에 좋았던 봄날이었네요.


교체한 휠셋은 자전거를 새로 산것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원래것보다 승차감은 좀 더 부드러워졌고 훨씬 부드럽게 나가는 걸 느낄 수 있더군요. 몸이 조만간 이 느낌에 적응할 것을 생각해 보니 또 서글퍼집니다만...


돌아오는 길에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조금 지난 어디선가 저를 추월해가던 사이클을 탄 4명의 그룹이 있었으니 처음에 뒷모습만 잠시 바라보다 한번 따라가 봅니다. 1-2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소위 피빨기를 해 보니 여러사람이 함께 달려서인지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어서인지 혼자서 달릴때보다 덜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약 10Km 정도를 뒤에서 따라가다 결국 기장에서 점점 간격이 벌어지다가 신호등에서 걸리는 바람에 완전히 놓쳐버렸네요. 기장병원 근처 4거리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오는데 뒤에서 추월을 시도하는 MTB를 따돌리느라 결국 간절곶에서 한번도 제대로 못 쉬고 달려 송정을 지나 달맞이 언덕을 올라가다 퍼져버렸습니다. 돌아오면서 사이클을 사면 속도가 빨라질까란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만 일단 엔진 업그레이드, 그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타이어 업그레이드 부터 하기로 했답니다.

밤새 충전한 아이폰으로 런 키퍼 프로그램을 실행시켰습니다만 결국 오는길에 해운대 근처에서 완전히 방전. 다음에는 추가 배터리를 부착해야 되겠습니다.

자전거 속도계의 기록
  • 시간 : 3:48:22
  • 거리 : 84.45Km
  • 평속 : 22.1Km/h
  • 최고속 : 53.7Km/h





가끔씩 스크래처 위에 기어 올라가 위태위태하게 앉아있는걸 보면 캣타워를 하나 사 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시내에서 버스들과 다투기 위해 무리해서 구매했지만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주말 라이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카본 하이브리드 자전거... 조금씩 타다보니 출퇴근용 자전거보다 덜 굴러가는 듯한 느낌과 브레이크가 조금씩 밀리는것 같아 카드 할부 신공을 발휘해서 휠과 브레이크를 교체했습니다. 프레임에 맞추어 카본 휠을 달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경제사정과 프레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샵 사장님의 의견을 받아들여 알루미늄 휠을 달았습니다. 교체후 샵에서 집까지 잠시 타보니 확실히 부드럽게 잘 나가는군요. 내일 조금 더 장거리를 한번 달려봐야 되겠습니다.


+ Recent posts